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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꽃상여
조회수 | 173
작성일 | 05.01.29


어머니가
물동이를 이고
이마의 물을
연신 훔친다.

오솔길
담쟁이에 맺힌
이슬도
한 방울 두 방울
서럽게 떨어진다.

삶의 흔적들이
담쟁이 잎새에도
배었다.
꽃상여는
발걸음이 무디어
지쳐 간다.

숯가마 가슴속
씻고 씻어

삶의 찌든 때와 함께
훨훨 흘려보내던
빨래터
지나서 간다.

엉덩이
붙이고
서러운 사연들을
모질게도 두들기는
어머니의 유일한
자유의 공간
이젠
사연만 휘감아
삼킨다.

인고의 세월을
아는지
빨래터에 발목 잡힌

꽃상여는
어머니를
노래한다.
한을
노래한다.

어머니보다
더 흰 머리카락
매만지며,

동구 밖 정자나무
저 너머로
꽃상여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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